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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무예로 떠나는 세계여행 – 필리핀 ‘아르니스(Arnis)’

이상미 기자 | 기사입력 2026/08/27 [17:37]

[기획] 무예로 떠나는 세계여행 – 필리핀 ‘아르니스(Arnis)’

이상미 기자 | 입력 : 2026/08/27 [17:37]

▲ 사진=PEKAF (무예신문)


필리핀의 아르니스(Arnis)는 막대기를 비롯한 다양한 무기를 활용하는 전통무예다. 아르니스의 기원은 명확한 문헌 기록이 많지 않아 정확한 발생 시점을 특정하기 어렵다. 다만 필리핀 여러 지역에서 오래전부터 막대기와 칼 등 다양한 무기를 활용한 전투 기술이 전승돼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르니스의 역사에서 자주 언급되는 사건이 1521년 막탄 전투다. 당시 라푸라푸(Lapu-Lapu)가 이끄는 필리핀 세력이 페르디난드 마젤란의 스페인 원정대를 물리쳤다. 일부에서는 이 전투를 필리핀 전통 무기술과 연결하지만, 당시 전투의 무예가 오늘날의 아르니스와 동일했다고 단정할 역사적 근거는 충분하지 않다.

 

스페인 식민지 시대에는 필리핀 토착 무기술에 대한 통제가 이뤄졌으며, 이 과정에서 전통적인 무기술은 다양한 형태로 전승됐다. ‘에스크리마(Eskrima)’라는 명칭 역시 스페인어 esgrima(검술)에서 유래한 것으로 설명된다. 라탄(rattan)으로 만든 막대기는 가볍고 내구성이 뛰어나 아르니스의 대표적인 수련 도구로 자리 잡았다.

 

▲ 사진=PEKAF


특히 필리핀 정부는 공화국법 제9850호(Republic Act No. 9850)​에 따라 2009년 12월 11일 아르니스를 ‘필리핀의 국가무예 및 스포츠(National Martial Art and Sport of the Philippines)’​로 공식 지정했다. 법률에서는 아르니스가 에스크리마(Eskrima), 칼리(Kali), 가로테(Garrote) 등 여러 명칭으로 불린다고 규정하고 있다.

 

아르니스의 가장 큰 특징은 무기술과 맨손 기술이 하나의 체계 안에서 연결된다는 점이다. 수련자는 라탄 스틱을 비롯한 다양한 무기를 이용해 공격과 방어, 거리 조절, 무장 해제 등을 익힌다. 두 개의 스틱을 동시에 사용하는 쌍봉술도 아르니스의 대표적인 수련 방식 가운데 하나다.

 

경기 방식은 크게 안요(Anyo)​와 레반(Laban)​으로 구분된다. 안요는 아르니스의 기술과 동작을 형식화해 보여주는 시연·품새 형태의 경기다. 선수의 기술 수행과 동작의 정확성, 속도, 힘, 표현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 사진=PEKAF

 

반면 레반은 상대 선수와 직접 겨루는 대련 형태의 경기다. 선수의 공격과 방어, 민첩성, 거리 조절 및 반응 능력 등이 중요한 요소다. 세부적인 경기 방식과 허용 기술은 대회와 종목별 규정에 따라 차이가 있다.

 

아르니스는 영화 속 액션을 통해서도 대중에게 알려졌다. <아저씨>와 ‘본(Bourne)’ 시리즈 등에서는 필리핀 무예의 영향을 받은 근접 격투와 무기 활용 장면이 등장한다. 좁은 공간에서 주변 도구를 활용해 신속하게 대응하는 아르니스의 실전성이 영화 속 액션에 활용되고 있다.

 

오늘날 아르니스는 필리핀을 넘어 아시아와 유럽, 미주 등 세계 각지에서 수련되고 있다. 전통적인 막대기·검술에서 출발한 아르니스는 현대 스포츠와 교육, 문화 교류의 영역으로 확장되면서 필리핀을 대표하는 세계무예 가운데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아르니스의 역사와 함께 필리핀을 여행하고 싶다면 세부와 막탄섬을 추천한다. 1521년 막탄 전투의 역사적 현장을 둘러보며 필리핀의 역사와 문화를 직접 느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세부는 역사 유적뿐 아니라 아름다운 해변과 해양 액티비티까지 즐길 수 있어 무예와 관광을 함께 경험하기에 좋은 여행지다.

 

휴양을 원한다면 보라카이가 제격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화이트비치와 아름다운 석양, 스노클링과 아일랜드 호핑 등 다양한 해양 레저를 즐길 수 있다. 천혜의 자연을 만끽하고 싶다면 팔라완을 추천한다. 엘니도의 바쿠이트만과 코론의 카양안 호수 등 독특한 석회암 지형과 맑은 바다를 만날 수 있다. <계속>

이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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