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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무예로 떠나는 세계여행 – 우즈베키스탄 ‘크라쉬(Kurash)’

이상미 기자 | 기사입력 2026/07/17 [19:48]

[기획] 무예로 떠나는 세계여행 – 우즈베키스탄 ‘크라쉬(Kurash)’

이상미 기자 | 입력 : 2026/07/17 [19:48]

▲ 사진=IKA (무예신문)

 

크라쉬(Kurash)는 3000년의 역사를 간직한 우즈베키스탄의 대표적인 전통무예다. 우즈벡어로는 ‘정당한 방법으로 목표에 도달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힘뿐 아니라 정직과 예의를 중시하는 정신이 깃들어 있다.

 

크라쉬는 우즈베키스탄 최대 명절인 나우루즈(Navruz)를 비롯해 결혼식과 마을 축제 등 크고 작은 행사에서 빠지지 않는 경기였다. 당시에는 소와 말, 양 등 가축을 상품으로 내걸고 승부를 겨뤘다. 이처럼 민족의 삶과 희로애락을 함께하며 오늘날 우즈베키스탄의 국기(國技)로 자리매김했다.

 

▲ 사진=IKA 

 

경기는 선 자세에서 시작하며 조르기와 발차기는 허용되지 않고, 허리띠 아래를 잡는 행위도 금지된다. 선수들은 초록색 또는 파란색 도복인 '약탁(Yakhtak)'과 흰 바지, 붉은 벨트를 착용한 채 맞붙는다. 유도와 레슬링처럼 상대를 가격하지 않고 손과 발을 이용해 균형을 무너뜨려 바닥에 넘어뜨리는 방식으로 승부를 가린다.

 

수천 년 동안 크라쉬의 기술과 규칙은 구전으로 전승됐다. 이를 현대 스포츠로 체계화한 인물이 우즈베키스탄의 레슬링 선수 코밀 유수포프(Komil Yusupov)다. 그는 1990년대 크라쉬의 철학을 유지하면서도 국제 스포츠에 걸맞은 경기규칙을 정립하고 체급과 기술용어, 경기 시간 등을 표준화해 세계화의 기반을 마련했다.

 

▲ 사진=IKA

 

크라쉬의 세계화는 1998년 국제크라쉬연맹(IKA)이 창설되면서 본격화됐다. 같은 해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제1회 국제대회가 열렸고, 2003년에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의 공식 인정을 받으며 국제 스포츠로서 위상을 높였다.

 

우즈베키스탄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 속에 크라쉬는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시범종목으로 채택됐고, 2009년 호찌민 아시아실내무도대회, 2013년 인천 실내·무도아시안게임, 2014년 아시아비치게임 등을 거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이를 계기로 크라쉬는 아시아를 넘어 세계 각국으로 보급되며 국제적인 전통무예로 성장하고 있다.

 


크라쉬의 매력을 더욱 깊이 이해하고 싶다면 우즈베키스탄의 대표 역사도시를 함께 둘러보는 것도 좋다.

 

수도 타슈켄트는 현대적인 도시와 전통문화가 공존하는 우즈베키스탄의 관문이다. 하즈라티 이맘 광장과 초르수 바자르, 국립역사박물관 등을 둘러보며 우즈베키스탄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할 수 있으며, 크라쉬 관련 행사와 국제대회도 주로 이곳에서 열린다.

 

‘실크로드의 진주’로 불리는 사마르칸트는 레기스탄 광장과 구르 아미르 영묘, 샤히진다 등 세계적인 문화유산을 품고 있다. 푸른 돔과 화려한 이슬람 건축이 어우러진 풍경은 우즈베키스탄을 대표하는 상징으로 손꼽힌다.

 


중세 이슬람 문화가 잘 보존된 부하라는 칼론 미나레트와 아르크 성채, 라비하우즈 등을 통해 실크로드 시대의 정취를 고스란히 전한다. 도시 전체가 살아있는 역사박물관이라 불릴 만큼 문화유산이 풍부하다.

 

마지막으로 히바는 성곽도시 이찬칼라를 중심으로 중세 도시의 모습을 거의 원형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좁은 골목길과 전통 건축물이 어우러진 풍경은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한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우즈베키스탄은 크라쉬뿐 아니라 실크로드의 역사와 이슬람 문화, 아름다운 건축 유산을 함께 만날 수 있는 나라다. 크라쉬의 정신과 문화적 배경을 이해하고 싶다면 타슈켄트, 사마르칸트, 부하라, 히바를 잇는 실크로드 여행을 함께 계획해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선택이 될 것이다. <계속>

이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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