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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숙 시인 ‘출산’

강민숙 시인 | 기사입력 2026/04/29 [12:20]

강민숙 시인 ‘출산’

강민숙 시인 | 입력 : 2026/04/29 [12:20]

▲ 무예신문

 

출산

 

배꽃이 지는 어느 봄날

어머니가 배나무였음을 알았네

꽃이 진 자리

흉터는 훈장보다 빛나고 

더 이상 태양이 두렵지 않네

5월 배 밭 언저리

다시 순산을 꿈꾸며

잎사귀 뒤에 몸 숨겼네

가지사이로 서서히 

나는 과육을 채우고 있었네

몸이 무거워 

가지만 꼭 붙들고 살았네

면사포 같은 하얀 봉지에 싸여

순산의 날 기다리네

우리 어머니

배밭에 나와 가끔 나를 바라보네

늦가을

만국기처럼 펄럭이는 

배 이파리 너머로 

나는

토실토실한 하늘을 만져보네.

 

 

강민숙 시인

전북 부안 출생. 동국대 문예창작과 석사. 명지대 문예창작학과 박사학위. 1992년 등단, 아동문학상 허난설헌문학상, 매월당문학상, 서울문학상 수상.

시집 「노을 속에 당신을 묻고」, 「그대 바다에 섬으로 떠서」, 「꽃은 바람을 탓하지 않는다」, 「둥지는 없다」, 「채석강을 읽다」, 「녹두꽃은 지지 않는다」 외 10여 권의 저서.

전 「동강문학」 발행인 겸 주간, 도서출판 「생각이 크는 나무」 대표. 부안군 동학농민혁명 운영위원회 부위원장, 부안군 지역 경제발전 특별위원회 위원, 한국작가회 이사, 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 대변인, 아이클라 문예창작원.

강민숙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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