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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무예로 떠나는 세계여행 – 조지아 치다오바(Chidaoba)

이상미 기자 | 기사입력 2026/04/27 [10:27]

[기획] 무예로 떠나는 세계여행 – 조지아 치다오바(Chidaoba)

이상미 기자 | 입력 : 2026/04/27 [10:27]

▲ 사진=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무예신문)


치다오바(Chidaoba)는 조지아 전역의 마을과 공동체에서 이어져 내려온 전통 레슬링으로, 음악·춤·의례가 결합된 종합적인 무예 문화다. 특히 전통 의상 ‘초카’를 착용한 채 펼쳐지는 경기는 조지아 특유의 미학과 공동체 정신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중세 후기까지 실전 전투 기술로 활용되던 치다오바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점차 오락성과 예술성을 갖춘 스포츠로 발전했다. 2018년에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며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 인정받았다.

 

▲ 사진=조지아 국립 박물관


경기는 야외 경기장에서 수많은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시작된다. 관악기 ‘주르나’와 전통 북 ‘돌리’의 리듬이 울려 퍼지면 선수들은 자연스럽게 몸을 맞댄다. 약 200여 가지에 달하는 기술과 반격은 균형과 타이밍, 창의성이 결합된 고도의 신체 예술을 만들어낸다.

 

무엇보다 치다오바를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기사도 정신’이다. 승패보다 중요한 것은 상대에 대한 존중이며, 이러한 태도는 무예를 공동체의 윤리로 확장시킨다. 또한 치다오바는 일본의 유도, 브라질리언 주짓수, 레슬링, 그리고 중앙아시아의 다양한 무예들과 함께 삼보 형성에 영향을 준 요소 중 하나이다.

 

▲ 사진=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조지아의 거의 모든 마을과 도시에는 작은 레슬링 동아리가 자리하고 있다. 여행자가 길을 걷다 보면, 공터나 들판에서 자연스럽게 펼쳐지는 훈련 장면을 마주하게 된다. 이른 봄부터 가을까지, 청소년들은 따뜻한 햇살 아래에서 몸을 부딪치며 기술을 익힌다. 특별한 경기장이 아닌 자연 속에서 이루어지는 훈련은 그 자체로 하나의 여행 풍경이 된다.

 

조지아는 유럽과 아시아의 경계, 코카서스 지역에 자리한 역사적 요충지다. 수천 년 동안 다양한 문명과 제국이 교차하며 형성된 문화는 지금도 도시 곳곳에 남아 있다. 그 중심에 있는 트빌리시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도시로, 구시가지의 목조 발코니와 현대적인 건축물이 독특한 대비를 이룬다.

 


나리칼라 요새에 오르면 쿠라강을 따라 펼쳐진 도시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고, 밤이 되면 ‘평화의 다리’가 빛을 밝히며 또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이곳에서의 시간은 여행자에게 조지아의 리듬을 자연스럽게 전달한다.

 

북쪽으로 향하면 풍경은 완전히 달라진다. 카즈베기는 조지아 자연의 정수를 보여주는 지역으로, 카즈베크 산과 드넓은 초원이 장엄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게르게티 삼위일체 성당은 이 지역의 상징으로, 구름 위에 떠 있는 듯한 장면을 연출한다. 이곳에서의 경험은 자 인간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조지아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와인 생산지 중 하나로도 유명하다. 카헤티 지역은 그 중심에 있다. 전통 항아리 ‘크베브리’를 이용한 양조 방식은 수천 년 동안 이어져 내려왔다. 시그나기 마을에서는 알라자니 계곡을 내려다보며 와인 한 잔과 함께 시간을 천천히 음미할 수 있다.

 

치다오바는 조지아 공동체의 가치와 역사, 그리고 삶의 방식을 담아낸 문화적 상징이다. 전장의 기술에서 출발한 이 무예는 오늘날 공동체를 하나로 묶는 유산으로 자리 잡았다. 조지아를 여행한다는 것은 치다오바를 중심으로 이어진 문화의 흐름을 따라가는 일이다. 도시와 자연, 역사와 현재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이 나라에서 여행자는 ‘보는 것’을 넘어 ‘이해하는 것’에 가까워진다. <계속>

이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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