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다시 방탄소년단(BTS)을 주목하고 있다. 군 복무로 인한 공백을 지나 완전체로 돌아온 이들의 행보는 다시 한번 글로벌 시장을 흔들고 있다. 이는 인기그룹의 귀환을 넘어 문화 산업이 다시 가동되는 신호이자, 대한민국 문화 경쟁력을 재점화하는 것이다.
BTS가 만들어낸 파급력은 이미 수차례 확인된 바 있다. 연간 수조 원 규모의 생산유발 효과와 1조 원 이상의 부가가치 창출, 그리고 관광·수출·브랜드 가치 상승까지 포함한 광범위한 경제 효과는 기존 제조업 중심 국가 구조에서 보기 드문 사례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 모든 것이 ‘문화 콘텐츠’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이다. 콘텐츠 하나가 국가 경제의 축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것을 BTS의 콘텐츠가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이쯤에서 하나의 질문이 떠오른다. 우리는 이미 세계 속에 널리 자리 잡은 또 하나의 문화자산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 태권도를 비롯한 우리의 무예가 그렇다. 태권도는 200여 개국에서 수련되며 올림픽 정식종목으로서 위상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확산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데는 다소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수련 인구는 정체되거나 감소하고 무예 도장과 체육시설은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반면 BTS는 여전히 세계 시장에서 수요가 유지되며, 복귀 자체가 또 다른 기대를 만들어낸다. ‘확장된 시장’과 ‘멈춰 선 시장’의 대비가 선명하다.
그뿐만이 아니라. BTS는 기획, 제작, 유통, 팬덤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산업 구조를 갖추고 있다. 콘텐츠는 지속적으로 생산되고, 팬들은 이를 소비하며 다시 확산시키고 있다. 그러나 태권도는 여전히 단체 중심, 행정 중심으로 구조에 머물러 있다. 무예계 역시 수많은 단체와 조직이 존재하지만, 이들이 하나의 시장을 형성하지 못하고 각자 움직이고 있다. 구조가 분열되면 시장은 커질 수 없다.
BTS의 인기의 핵심은 실력만이 아니다. ‘아미(ARMY)’라는 강력한 팬덤이 콘텐츠를 소비하는 동시에 자발적으로 확산시키는 주체가 되고 있다. 반면 무예는 수련생은 있으나 팬이 없다. 경기를 관람하고, 선수를 응원하며, 콘텐츠를 공유하는 문화가 취약하다. 팬이 없는 산업은 성장의 한계가 명확하다.
무예는 인간의 신체, 정신, 철학이 결합된 종합 예술이자, 그 자체로 훌륭한 콘텐츠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무예를 ‘경기’와 ‘수련’이라는 틀 안에 가두었다. BTS의 콘텐츠는 음악에 머물지 않는다. 다큐멘터리, 예능, SNS까지 다양한 형식으로 확장되며 사람들과 만나는 접점을 넓혀왔다. 같은 자산을 가지고도 활용 방식에서 결정적인 차이가 나는 것이다.
결국, 지금의 격차는 ‘능력’이 아니라 ‘전략’의 문제다. 무예는 세계적인 자산을 가지고 있음에도 이를 산업으로 확장시키지 못했고, BTS는 문화 콘텐츠를 산업으로 완성했다. 이러한 분명한 차이가 오늘의 현실을 만들어 낸 것이다.
그렇다면 무예계는 어떤 해법을 찾아야 하는가. 먼저 분열된 종목의 구조를 통합시켜야 한다. 단체 중심의 이해관계를 넘어, 하나의 플랫폼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통합 없는 경쟁력은 허상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또 기술 전수라는 단순구조에서 이야기와 감동, 서사를 담아내는 것이다. 그리고 수련생뿐만 아니라 무예 관객과 팬을 확보하고, 이를 디지털 플랫폼과 연결해 소통해야 한다.
BTS의 귀환은 그래서 여러 생각을 남긴다. 이미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자산을 어떤 방식으로 바라보고, 어떻게 풀어낼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무예계는 지금의 방식으로는 더 이상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 BTS가 다시 세계를 흔들 준비를 하는 지금, 무예계 역시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 <저작권자 ⓒ 무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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