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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숙 시인 ‘정말 그런가요’

강민숙 시인 | 기사입력 2026/04/16 [09:34]

강민숙 시인 ‘정말 그런가요’

강민숙 시인 | 입력 : 2026/04/16 [09:34]

▲ 무예신문

 

정말 그런가요

 

이름도 주소도 모르는 등기 편지 들고 우체부가 찾아 왔어요. 봉투 뜯어보니 편지와 함께 돈도 들어 있었어요. 편지를 읽다가 그만 주저앉아 버렸어요. 우리의 사연을 내가 방송에 출연한 것 보고 알았다며 자기는 신 내림 받은 신의 딸이라고 말했어요. 그런데 자기의 딸도 교통사고로 당신처럼 세상 뜨고 말았대요. 원래는 자기의 딸과 인연이었는데 인연이 아닌 내가 당신과 결혼하여 신이 노해 작은 둘째아이 얼굴도 못 보게 당신을 데려갔대요. 그 후 자기의 딸도 죽었대요. 그래서 자기 딸과 영혼결혼식 해야 한대요. 봉투 속에 있는 돈으로 우리 셋이서 좋은 옷 한 벌씩 사 입고 영혼결혼식에 참석하라고 시간과 장소까지 적어 보냈어요. 부부 간에도 십 년을 살지 못하면 인연이 아니라며 당신 그만 놓아 주래요. 인연도 아닌 사람이 붙잡고 있으면 아이들에게 불행이 닥칠 거라면서. 정말로 그런가요. 이제 당신도 하늘에 있다고 마음 변해 버렸나요. 아니지요, 그건 정말 아니지요. 그 여자가 나에게 헛소리하는 것이지요. 당신 사진보고 당신의 훤칠한 키에 앳된 모습이 그냥 자기의 딸과 잘 어울리겠다 싶어 하는 말이지요. 여보, 그 여자가 정신 차려 다시는 이런 편지 못 보내게 어떻게 좀 해봐요. 제발. 

 

 

강민숙 시인

전북 부안 출생. 동국대 문예창작과 석사. 명지대 문예창작학과 박사학위. 1992년 등단, 아동문학상 허난설헌문학상, 매월당문학상, 서울문학상 수상.

시집 「노을 속에 당신을 묻고」, 「그대 바다에 섬으로 떠서」, 「꽃은 바람을 탓하지 않는다」, 「둥지는 없다」, 「채석강을 읽다」, 「녹두꽃은 지지 않는다」 외 10여 권의 저서.

전 「동강문학」 발행인 겸 주간, 도서출판 「생각이 크는 나무」 대표. 부안군 동학농민혁명 운영위원회 부위원장, 부안군 지역 경제발전 특별위원회 위원, 한국작가회 이사, 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 대변인, 아이클라 문예창작원.

강민숙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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