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합기도계 통합,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생존 과제이다

김승 구미대 교수 | 기사입력 2026/04/03 [18:39]

합기도계 통합,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생존 과제이다

김승 구미대 교수 | 입력 : 2026/04/03 [18:39]

▲ 구미대학교 스포츠건강관리학과장 김승     ©무예신문

현재 한국 합기도계는 외형적으로 60여 개가 넘는 단체가 공존하며 건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그 내면은 깊은 분열과 갈등의 늪에 빠져 무너져 가는 위기 상황에 놓여 있다. 본래 도장에서 힘차게 울려 퍼져야 할 기합 소리는 점차 잦아들고, 그 자리를 무거운 한숨과 불안이 대신하고 있다.

 

합기도 단체들이 무분별하게 늘어난 것은 결코 발전의 증거가 아니라, 오히려 퇴행을 불러왔다. 조직이 방대해 보일지는 몰라도 협력 기반은 약해지고 공통된 방향성은 사라져 버렸다. 한 뿌리에서 비롯된 무예는 이제 공동의 유산으로 기능하지 못한 채, 각기 다른 이해관계에 묶여 분절되고 말았다. 전통과 계승을 생명으로 삼아야 할 무예가, 지금은 단체 간 경쟁과 갈등으로 서로를 잠식하는 소모전의 현장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제도권 진입을 이룬 특정 단체로 인해 일선 지도자에게 부담이 폭증했다는 점이다. 협회 가입비부터 연수 교육비, 대회 참가비에 이르기까지 도장 운영을 위협하는 비용 부담은 경기 침체와 맞물려 깊은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 제도권 진입의 미명 아래 현실이 보호가 아닌 일방적 부담으로 뒤바뀐 이 구조는, 결코 우연히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오랜 역사를 지닌 기존 단체들의 무능한 통합 실패가 장기간 이어지는 사이, 신생 단체가 제도권에 진입하며 판 자체를 뒤흔들었다. 그 결과 권력형 구조가 형성되고, 통합의 구심점이 되어야 할 자리는 오히려 현장 압박의 도구로 변질되고 말았다.

 

가장 큰 희생자는 바로 일선에서 땀 흘리며 수련생을 가르치는 지도자들이다. 그들은 권력 싸움과는 무관하지만, 어느 단체에 속하느냐에 따라 도장의 존립이 좌우되는 현실 속에 놓여 ‘불이익의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이들에게 투자된 땀과 열정이 권력 다툼에 희생되는 것은 슬픈 현실이다.

 

더욱 문제는 이 혼란을 해소해야 마땅한 합기도 단체장들이 침묵하고 있다는 점이다. 각 단체는 자신들의 정통성과 정당성을 강조하지만, 진정한 통합을 위한 실질적 행동에 나서는 곳은 드물다. 그 배경에는 기득권 보존이라는 계산이 자리 잡고 있다. 이처럼 침묵과 행동하지 않은 대가는 고스란히 종목 전체가 치르게 될 것이다.

 

이와 함께, 상급기관인 대한체육회의 역할 부재도 뼈아프다. 관리 감독 책임이 있음에도 사실상 방관하는 사이 현장의 혼란은 계속 확대되고 있다. 중재자가 없으면 갈등은 해소되기보다 증폭되는 법이다.

 

결국, 지도자가 무너지면 도장은 무너지고, 도장이 무너지면 합기도 종목 전체가 사라진다. 이 명쾌한 진리를 외면한다면 그 끝은 명백하다.

 

합기도계 위기의 원인은 외부가 아닌 내부 문제에 근본을 두고 있으며, 따라서 해답도 내부에서 찾아야 한다. 통합을 거부하는 단체는 스스로 종목의 미래를 포기하는 것이며, 현장을 외면하는 단체는 존재할 가치가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누가 주도해서 합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힘을 합쳐 함께 나아갈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이다. 통합은 이미 더 미룰 수 없는 생존의 과제로 다가왔다.

 

합기도 단체장들에게 묻는다. 도장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한숨을 듣지 못하는가? 그 한숨은 곧 분노로 바뀌고, 그 분노가 외면당할 때, 사라지는 것은 바로 합기도 그 자체가 될 것이다. 합기도가 다시금 힘찬 기합 소리로 활기를 되찾는 그 날을 위해, 지금 바로 통합과 화합에 모두의 지혜와 의지를 모아야 할 때이다.

김승 구미대 교수
  • 도배방지 이미지

  • 합기도인 2026/04/06 [21:50] 수정 | 삭제
  • 현장 지도자로서 참 감사한 말씀이네요. 정말 특정 협회가 제도권 들어간 이후로 삶이 너무 고달프고, 또 청춘을 바친 내 종목이 망가지는게 너무 가슴 아픕니다. 지식인으로서 목소리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교수님
  • 무도인 2026/04/06 [19:29] 수정 | 삭제
  • 공감되는 기사입니다.
합기도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