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김영환 충북지사를 공천에서 배제(컷오프)하면서, 민선 8기 출범 이후 급격한 변화를 겪었던 충북도의 주요 정책들이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올랐다. 특히 전임 지사 시절 충북의 핵심 브랜드로 추진됐던 ‘세계무예마스터십’의 중단 사례는 지방정부의 정책 연속성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어떻게 단절되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으로 회자되고 있다.
충북이 ‘세계 무예의 중심지’를 내세우면서 무예를 발전시킨 것은 이시종 전 충북지사 시절부터이다. 세계무예마스터십을 중심으로 국제무예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이를 지역 관광산업으로 연결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세계무예박물관, 무예공원 조성 등도 이러한 구상의 연장선이었다. 적어도 이 사업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지역 정체성과 관광산업 전략을 결합한 프로젝트이다.
특히 이 사업은 유네스코(UNESCO) 협력 사업이라는 국제적 상징성을 확보하며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공공 자산으로서의 가치를 쌓아왔다.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충북만의 차별화된 지역 정체성을 확립하려는 장기적 전략의 일환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2022년 김 지사 취임과 동시에 상황은 급변했다. 김 지사는 ‘재정 효율성’과 ‘정책 재조정’을 명분으로 내세워 기존의 무예 관련 사업을 전면 중단시켰다. 이에 대해 지역 정계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일각에서는 이를 합리적인 정책 결정이라기보다 ‘전임자의 흔적 지우기’에 치중한 정치적 판단이었다고 비판했다.
이번 김영환 지사의 공천 배제는 인물의 교체를 넘어, 그간 중단되거나 왜곡되었던 정책들의 복원 혹은 새로운 방향 설정을 예고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그동안 공들어온 정책이 뿌리째 뽑히는 정책 잔혹사가 되풀이되어서는 안 되며, 차기 도정에서는 정치적 논리보다는 지역이 미래 가치와 정책의 연속성을 우선시하는 행정이 필요하다.
김 지사의 퇴진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충북도가 다시 ‘무예의 중심지’로서의 위상을 되찾을지 아니면 또 다른 새로운 실험대에 오르게 될지 도민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주요 정책이 폐기되고 다시 시작되는 구조는 지방행정의 고질적인 한계로 지적되어 왔다. 이런 구조 속에서는 어떤 장기적 사업도 안정적으로 지속되기 어렵다.
그뿐만 아니라 과거 정책을 무조건 부정하거나 흔적을 지우기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 결국 필요한 것은 폐지할 것인가, 아니면 계승할 것인가를 가름하는 기준이다. 그리고 도민과 무예계가 납득할 수 있게 만드는 절차다.
이번 컷오프는 개인의 정치적 운명을 넘어, 충북 도정이 어떤 방식으로 정책을 선택하고 버려왔는지를 되묻게 한다. 세계무예마스터십을 다시 추진할 것인지, 다른 전략으로 전환할 것인지는 이제 새롭게 판단할 문제다. 중요한 것은 정치적 이해관계가 아니라 공공성과 데이터에 기반한 결정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충북이 그간 축적해 온 무예 자산을 어떻게 회복할 것인지에 따라 지역의 무예·관광산업은 크게 달라질 것이다. <저작권자 ⓒ 무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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