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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숙 시인 ‘김개남, 후손 만나고 오던 날’

강민숙 시인 | 기사입력 2026/03/18 [10:58]

강민숙 시인 ‘김개남, 후손 만나고 오던 날’

강민숙 시인 | 입력 : 2026/03/18 [10:58]

▲무예신문

 

김개남, 후손 만나고 오던 날 

 

지리산 진달래를 보면 

핏빛 냄새가 난다

그러니 눈앞에 펼쳐 진 

남원 바래봉 함부로 넘을 일 아니더라 

하늘에서 왕의 이름 얻었다는 

천왕봉에 올라

동학 농민군이 지나간 길 

짚어가며 오를 일 아니더라 

노고단 정상에 다 

돌멩이 하나 올려놓는다 하여 

피멍 든 그들의 울분

달래주는 일 아니더라  

서로의 허리춤 잡고 이끌어주던 

팔 십리 고갯길을  

헤아린다고 될 일 아니더라

그날의 

상이암 화백나무는 다 알고 있다

그들이 무슨 기도를 올렸는지

전주 초록바위는 다 듣고 있다 

우리 개남이의 목소리를

이제는 다시 땅을 내어주지 말자고

지리산 계곡 

진달래 핏빛 물소리로 

우리를 부른다.

 

 

강민숙 시인

전북 부안 출생. 동국대 문예창작과 석사. 명지대 문예창작학과 박사학위. 1992년 등단, 아동문학상 허난설헌문학상, 매월당문학상, 서울문학상 수상.

시집 「노을 속에 당신을 묻고」, 「그대 바다에 섬으로 떠서」, 「꽃은 바람을 탓하지 않는다」, 「둥지는 없다」, 「채석강을 읽다」, 「녹두꽃은 지지 않는다」 외 10여 권의 저서.

전 「동강문학」 발행인 겸 주간, 도서출판 「생각이 크는 나무」 대표. 부안군 동학농민혁명 운영위원회 부위원장, 부안군 지역 경제발전 특별위원회 위원, 한국작가회 이사, 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 대변인, 아이클라 문예창작원.

강민숙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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