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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발끝에 채이는 블랙홀] 28-1. 벨루치아 올림픽 태권도

신상성 소설가 (용인대 명예교수)

신상성 소설가 | 기사입력 2023/06/23 [17:25]

[웹소설-발끝에 채이는 블랙홀] 28-1. 벨루치아 올림픽 태권도

신상성 소설가 (용인대 명예교수)

신상성 소설가 | 입력 : 2023/06/23 [17:25]

©무예신문

 

이튿날 새벽이다.

“야, 얼릉 일어나, 아침에 뭐라두 챙겨 먹어야지”

“으앙, 여긴 코로나 전쟁판이야” 

카레나가 식빵을 뜯어 먹으며 병실 복도의자에서 떠들었다.

코리칸은 얼마나 피곤했던지 숙소에도 못 가고 복도에서 그냥 잠에 떨어졌다.

머리통이 몇 번이나 강하게 흔들려졌을 때에야 겨우 일어나 앉았다. 

음압병실에서 밤새 시달리느라 방역복 입은 그대로이다.

배고자던 방역모자가 의자 아래로 떨어졌다.

치치와나가 먹던 식빵 한쪽을 코리칸에게 떼어주었다.

새벽 5시인데도 새로 출근하는 간호사들이 교대하느라 병실이 다시 분주해졌다.

검은 어둠을 배경으로 흰 방역복이 대조적이다.

간호사들은 전쟁터에 나가는 것같이 엄숙하다.

 

“눈치보이넹, 우리 옥상식당으로 가보자우”

빈 속인데다가 지독한 알콜냄새로 코리칸은 구역질로 꽥꽥거렸다.

카레나가 뜨거운 음식이 담긴 식판과 우유 등을 챙겨왔으나 누구도 먹을 염을 못했다.

멀리 삼도봉 봉우리 어두운 그림자가 보였다.

치치와나가 복도 끝에서 동전을 넣고 커피를 빼왔다.

그리고 어두운 분위기를 바꾸려는 듯 낫닝겐! 그미가 맑게 소리쳤다.

“우리 왕궁에선 새벽마다 조찬기도회가 열려”

“우리 청와대에서도 매주 월요일 기도회가 있다지? 문 대통령도 카톨릭 신자라지 아마?”

“유럽도 개신교보다 구교가 많다쟎아? 왕궁 새벽기도회는 좀 복잡하겠네?”

“머? 일상이니까”

 

 

왕이 중앙에 앉고 그 옆으로 가족들 그리고 맨 앞에 총리가 배석한다. 국가 대예배실에서 국민들을 위해 기도한다.

“야, 코리칸 ‘도레미파솔라시도’ 기원을 알아?”

이탈리아 11세기 음악가 구이도 다레쵸 Guido d’Arezzo가 ‘세례요한 탄생의 저녁기도’ 노래에서 첫머리를 가져온 것이다. 

‘사운드 오브 뮤직’ 영화에서 한 가족이 이 음계를 연습하던 장면이 인상적이다.

Do(도)는 Dominus의 약자로서 ‘하나님’ 을 뜻하며 음계에서는 ‘도’이다. Re(레)는 Resonare  ‘하나님의 음성’이다. Mi(미)는 Miragestorum ‘하나님의 기적’이며 Fa(파)는 Familituorum ‘하나님의 가족들, 제자들’이다. Sol(솔)은 Solvepolluti ‘구원, 하나님의 사랑’이라우.

“야, 그만혀, 나도 알고 있어, La 라는 Lavii ‘하나님의 입술 또는 사도들’이라는 거제, Si 시는 Sancte Ioannets ‘성 요한’이야, 맞아?”

카레나가 끼어들었다.

‘도레미파솔라시도’는 하나님의 이름을 찬양하는 것이다. 

요한계시록에 ‘도’로 시작하여 ‘도’로 끝나는 것은 다 하나님의 뜻이렷다.

“나는 알파이며 오메가이고, 처음이며 마지막이고, 시작이며 마침이다”  

특히 ‘도 미 솔은 하나님의 기적 같은 사랑을 의미한다.

 

새벽 찬바람이 매섭다. 아래층 휴게실로 내려왔다.

두 손으로 커피잔을 감싸며 소리나는 벽을 올려다 보았다.

윤석렬과 이재명 대선 후보는 아이만 낳으면 1천만원씩 서로 먼저 주겠다며 주먹을 흔들고 있었다. 

또 유튜버 고교생은 청와대와 복지부 장관을 직무유기로 고발했다.

십대들이 ‘백신을 강제로 안 맞을 권리’라며 시뻘건 얼굴로 토론도 했다.

이제 고3만 돼도 국회의원도 될 수 있고, 대통령에도 출마도 할 수 있다.

“머, 우리 벨루치아 왕국은 이미 오래전에 18세에게 선거권을 주었어”

“흥, 한국은 이제 시작이야?”

 

 

미 블링컨 국무장관도 오늘 새벽에 시뻘건 얼굴로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우리는 조건 없는 대화를 제시했으나 북한에서는 미사일로 대답했다“

그들은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다.

흑인 국방부장관도 덩달아 더욱 어둡게 발언했다.

”우리가 언제까지나 얻어맞고만 있을 수 없다. 즉시 대응을 할 것이다“

어딘가 살벌한 핏빛 눈도끼도 찍혀 나왔다.

“가장 좋은 것은 선제공격밖에 없습니다”

 

윤석렬의 격정에 이재명이 ”그럼 전쟁하자는 거냐?“ 더욱 격노하는 얼굴이 티비를 달구었다.

신세계 정 사장이 ‘멸공’이란 단어를 썼다가 혼쭐이 났다. 불매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는 불판이다. 

여의도 여랑야랑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에도 전전긍긍이다.

앞으로 무슨 언어가 어떻게 터질지 불안하다.

설을 앞두고 민심이 극성이고, 아우성이고, 어지럽다. 

 

카레나도 코리칸 얼굴을 밝게 해보려고 옛날 얘기를 시켰다. 

”그래서 그 벨루치아 올림픽 태권도 경기는 어땠어?“ 

어벙벙 하던 코리칸은 그때서야 얼굴을 두어번 훔쳐내었다.

뜨거운 커피를 다시 빼어왔다.

“이튿날 결승전이었어!”

밤새 아버지의 가위에 짓눌려 있었제.....

몇 번째인가 악몽에서 깨어났을 때는 이미 날이 새고 있었다.

 

어디선가 다섯점의 둔탁한 괘종시계 소리가 들렸다. 

코리칸은 서둘러 선수촌 뒤뜰로 나가 몸을 풀었다. 

머리가 무겁긴 해도 한참 뛰고나면 가뿐해진다. 

강종한 코치는 물론, 이상백 단장도 새벽부터 와서 경기장을 지켜보고 있었다. 

결승전이기도 해서 모두가 극도의 긴장상태이다.

코리칸은 마지막으로 3십 바퀴를 돌고온 뒤에 예비 계체량을 달아보았다. 

어어? 무려 2kg이나 초과되었다. 

주위에 둘러섰던 임원들의 얼굴이 본인보다 더 하얘졌다. 

덫은 엉뚱한데서 걸렸다. 

어젯밤 풀 파이셔 기자와의 인터뷰 때 정신없이 마신 맥주가 문제였던 것 같다.

 

※웹소설-발끝에 채이는 블랙홀은 픽션입니다.

신상성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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