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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숙 시인 ‘옻나무의 사랑’
기사입력: 2021/11/25 [10:31]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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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예신문

 

옻나무의 사랑

 

얼마나 뜨거워야 

꽃으로 피어날 수 있을까

만적사 가는 길에

잠시 바람결에 스친 인연의 끈 

끝내 놓지 못하더니 

열꽃으로 터지는 물집 앞에

밤새 두 팔로 무릎을 감싸 쥐고

어지럼증에 시달려야 했다 

눈을 감고 고개를 흔들어도  

내 안에 들어와 꽃을 피우는 너

내 가슴에서는 한 색깔뿐이다 

한때 나도 너처럼

누군가에게 벌겋게 피어나는 

꽃이 된 적이 있었을까

벌건 발진이 되어

내 숨결까지 다 삼켜 버린 사람의 

온전한 사랑이 된 적이 있었을까 

옻나무의 사랑은 뜨겁다 

스치는 손길도 

마주치는 눈빛도 흘리지 않고   

붉은 꽃을 피우며 

밤새 사랑하자고 속삭인다  

길에서 길에게 묻는다

옻의 올가미를 빠져나갈 수도 

비켜설 수도 없는 

길이라면

내가 그의 열꽃이 되고 싶다고

 

 

강민숙 시인

 

전북 부안 출생. 동국대 문예창작학과 석사, 명지대 문예창작학과 문학박사. 1991년 등단해 아동문학상과 허난설헌문학상, 매월당문학상, 서울문학상, 법무부장관상 등을 수상했다.

시집 <노을 속에 당신을 묻고> <그대 바다에 섬으로 떠서>, <꽃은 바람을 탓하지 않는다>, <둥지는 없다> 외 10여권의 저서가 있다.

참솔어머니회 회장, 동강문학 발행인 겸 주간, 도서출판 생각이 크는 나무 대표, 몽골 울란바타르대학교 초빙교수, 부안군 지역경제발전특별위원, 동학농민혁명 백산대회 역사공원 추진 자문위원장, 부안군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 운영위원회 부위원장, 아이클라 문예창작원장 등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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