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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에 선 국기원 집행부
기사입력: 2020/07/13 [13:19]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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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예신문 발행인 최종표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아노미(anomie)’ 상태다.
태권도계 역시 다르지 않다. 지난해 10월 국기원은 개원 이래 처음으로 선거를 통해 원장을 뽑았다. 선거는 1,2차까지 가는 접전 끝에 최영열(현 원장) 후보가 31표, 오노균 후보가 30표, 무효 1표로 최영열 후보가 1표차로 국기원장에 당선됐다.


그러나 31표로 당선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원칙대로라면 총 62표 중 과반수인 32표를 얻어야 당선이 되는 것이다. 상대 후보였던 오 후보는 국기원 정관 제9조(임원의 선임) 제7항 ‘출석인원 과반수가 당선인을 결정한다’와 원장선거관리규정 제42조(당선인 결정)의 ‘선거인단 과반수 득표자로 당선인을 결정한다’는 내용을 근거로 이의를 제기, 원장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제출했다.


법원은 오 후보가 낸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고, 최 원장은 업무를 할 수 없게 됐다. 국기원 정상화를 꿈꾸었던 최 원장은 뜻을 이루지 못하고 도중에 하차했다. 이런 상황은 오노균 후보 측의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신청 취소로 90여일 만에 원상복귀 됐다.


다시 업무를 시작한 최 원장은 비리 전력이 있는 인사를 국기원 구조개혁위원장으로 위촉하면서 또다시 문제를 일으켰다. 결국 국기원 이사회는 최 원장에게 ‘자진 사퇴 권고’라는 칼을 빼들었다.


국기원이 이 지경에 빠지게 된 이유는 첫째, 투명성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선거 때 재투표를 하더라도 투명하게 규정을 잘 지켰다면 이런 사태까지는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둘째, 관리 소홀이다. 내부 문서가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임직원을 철저히 관리 감독했어야 한다. 외부를 돌아다니는 국기원 문서는 끊임없는 고소 고발을 유발하고 있다. 셋째, 부정부패로 얼룩진 자들이 국기원을 출입하도록 방치했다는 것이다. 그들은 국기원의 발전에는 관심이 없다. 오직 먹잇감만을 쫓아다니는 하이에나와 같다.

 

국기원은 비리 소굴로 낙인찍힌 상태다. 원장을 비롯한 새 집행부에는 당분간 택배상자에 붙어 있는 ‘fragile(깨지기 쉬운)’과 같은 경고 문구가 붙게 될 것이다.

 

지금 국기원과 그 주변은 재난수준이다.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은 물론이고 밀실야합이 판을 치고 있다. 어떤 경우에도 편법은 오래가지 못한다.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거짓말을 일삼다보면 나중에는 그 꼬리에 잡혀 헤어 나오지 못하게 된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리고 선거를 다시 치르면 된다. 국기원 정상화를 위해 깨끗이 승복하는 것이 무예인의 자세이며, 태권도계를 위한 선택이다. 벼랑 끝에 세워진 새로운 집행부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국기원의 명운이 결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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