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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태권도장과 한국어 구령, 문화영토 확장의 중요한 플랫폼
기사입력: 2020/06/24 [15:51]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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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어린이태권도연맹 부총재 이상기 (무예신문)

“태극기가 걸려 있고 한국말 구령이 울려 퍼지는 도장은 사실상 한국의 영토다.”


재미교포 태권도 사범이 국내 모 대학을 찾아 ‘성공 스토리’ 특강에서 언급한 대목이다. 오대양 육대주에 태권도장이 하나둘 생길 때마다 대한민국의 문화적 영토가 확장되는 꼴이다. 이른바 태권도를 통해 우리의 소중한 문화스포츠 유산을 세계화 시키는 전략제시와 함께 더 넓은 세상을 향해 태권도 전공학생들에게 과감하게 도전장을 던지라는 조언이다.

 

코로나 19로 세계 각국은 글로벌시대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급속히 ‘개별국가 중심 시대’로 전환하고 있다. 각자도생의 길을 모색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국가 간 경쟁과 경계가 계속 확장하는 신전국시대(新戰國時代)에 돌입되고 있다. 갈수록 치열한 무한경쟁시대에 살아남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생존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바로 절대 우위의 기술보국 과 세계로 통하는 문화강국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특히 문화는 경계가 없다. 더욱이 지구촌 전역에 태권도장이 산재 되어 있다. 미국의 태권도장에는 물론 중국과 아프리카 도장에도 우리나라 태극기가 걸려있다. 태권도 수련과 경기 시 통일된 태권도 구령을 사용 한다. 이는 자연스럽게 우리의 자랑스러운 태권도 문화스포츠 콘텐츠를 전파 할 수 있는 플랫폼이 구축되어 있음을 반증한다. 이른바 소유권은 없지만 사용권은 우리가 갖고 있는 격이다.

 

전 세계 공용어는 영어다. 선진 7G국가 중 미국, 영국, 캐나다 등이 영어를 사용하고 있다. 영어의 영향력은 다양한 영역에서 주도권을 장악하게 되고 이를 통해 미치는 파급효과는 엄청나다.

 

특히 자국의 언어를 얼마나 세계적으로 많이 사용하느냐는 문제는 문화의 힘과 연관되어 있다. 세계화, 디지털 정보화로 인해 소프트파워가 점차 중요해 지고 있는 추세다. 언어ㆍ국적ㆍ인종의 장벽을 넘는 ‘초국적성’의 주도권을 잡는 국가는 강력한 영향력을 갖게 된다. 이는 국가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부의 창출과도 직결되어 있다.

 

이와 관련 영미빌보드 차트를 석권한 방탄소년단(BTS)과 한국영화 최초로 아카데미를 거머쥔 ‘기생충’의 공통점은 완전히 한국어로 이뤄진 콘텐츠의 성공이란 점이다. 한국의 특수한 현실에서 출발한 독특한 이야기와 노랫말로 전 세계가 공감한 보편적인 주제의식을 끌어냈다는 분석이다. 특히 방탄의 경우 아미(방탄 팬클럽)들이 만든 덕질언어 “아민정음(아미+훈민정음) 덕분이다.

 

한국어 발음을 영어 알파벳으로 옮겨 쓴 속어들이 흥행의 디딤돌이 되었다. 분위기 띄우는 ‘kibun(기분)’, 뉴욕타임스가 행복과 성공에 이르는 한국인의 비밀이라고 소개한 ‘noonchi(눈치)’, 콘서트에서 관객반응을 유도하는 ‘so-ri-jil-luh(소리질러·make some noise)’, 귀여움을 담당하는 최연소 멤버를 가리키는 ‘maknae(막내)’ 같은 사투리도 있다. 이른바 해외 아미들은 한국어 가사를 이해하기 위해 한국어를 ‘열공’하면서 자생적인 언어를 구축하고 있다.

 

이처럼 K팝과 영화 드라마로 표현되는 한류문화 외에도 김치와 비빔밥으로 대변되는 한식문화, 우리 고유의 스포츠문화 태권도가 있다. 순수한 토종이기에 우리만의 정체성을 갖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정체성은 필히 글로벌 확장성으로 이어져야 한다. 그게 바로 한국문화 영토를 넓히는 비결이다. 하지만 해외에 자연스럽게 오프라인 영토가 이미 깔려 있는 것은 오로지 태권도뿐이다.

 

이런 각도에서 해외에 존재하는 태권도장은 가장 이상적인 글로벌 문화스포츠 플랫폼이다. 국적과 언어를 뛰어넘어 한국전통 무예와 문화를 다양하게 이해시키고 전파할 수 있는 전초기지다. 국가라는 경계와 장벽을 상당 부분 희석 시키거나 깨뜨릴 수 있는 무대다.

 

태권도가 세계화를 추구한지도 반세기가 지나고 있다. 우리의 토종 태권도 콘텐츠가 글로벌화 의 기초는 다진 셈이다. 하지만 완전한 착근까지는 아직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k-pop처럼 태권정음(태권도+훈민정음)도 필요하고 해외도장에서 표준화된 교육콘텐츠, 문화콘텐츠로서의 글로벌 태권도 송과 캐릭터도 이렇다 하고 내놓을만한 수준에 못 미치고 있다. 태권도를 소재로 한 영화나 드라마도 아직 국제적으로 흥행된 적이 없다.

 

정관정요에 ‘草創與守成熟難(초창여수성숙난)’이라는 말이 있다. 창업도 어렵지만 수성도 어려움이 있다는 뜻이다. 현재 태권도의 국제적인 저변 확대는 많이 진척되어 있다. 그렇지만 종으로 횡으로 확장성 항구성 측면에서는 발전의 여지가 많다. 아직도 아쉬움이 많다.

 

이에 세계태권도본부 격인 국기원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 세계태권도연맹의 강력한 후원 하에 태권도의 글로벌화에 조직적인 관리 및 세심한 연구개발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아직도 갈 길은 많이 남아있는데 해는 서산으로 넘어가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서둘러야 한다. 더 늦기 전에.

 

※무예신문에 실린 외부 필진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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