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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곤 사범 “태권도가 있고,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어디든 가겠다”
기사입력: 2016/07/15 [12:09]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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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태권도계 代父 이현곤 사범 © 무예신문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47년생 올해 나이 70세인 이현곤 사범이 고향인 전북에 왔다. 세계태권도문화엑스포와 전주오픈국제태권도대회를 돕기 위해서다. 미국에서의 40년 지도자 생활은 후배들의 롤모델이 된 지 오래다. 태권도원 개원을 위한 기부 프로그램이나 인재 육성을 위한 장학금 지원에도 앞장섰던 이현곤 사범. “국제 행사나 대회에서 통번역이나 국제 감각의 진행 능력이 필요할 때 투입되기 위해 왔다”는 그에게서 큰 숲 같은 무인(武人)의 풍모를 느꼈다.

▶ 방한 목적은.
⇒ 전라북도 무주에서 열리는 세계태권도문화엑스포와 전주오픈국제태권도대회를 돕기 위해서 왔다. 태권도엑스포에는 해마다 참석해 왔다. 이 나이에 행사를 지원하는 것이, 한국적 사고로는 어울리지 않을 것이다. 태권도계가 나를 필요로 한다면 어디든 간다는 것이 내 원칙이다. 언어를 통한 지원과 대회를 치르는 국제 감각 등이 행사를 주관하는 국내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 미국진출 무렵의 상황은 어땠나.
⇒ 중학교 때까지 고향 마을에서 선배의 지도를 받으며, 태권도 수련을 했다. 고등학교 진학과 함께 전주 ‘지도관’으로 수련 장소를 옮겼다. 그 때부터 본격적인 태권도 인생이 펼쳐졌다. 당시에 함께 수련하던 선후배 동료들이 곳곳에서 태권도 관련 중책을 수행했거나 현재도 맡고 있다. 태권도에 대한 열의가 강했던 나는 67년도에 서울 ‘무덕관’으로 이관(移館)을 했다. 좀 더 큰 무대에 대한 열망이 있었던 것 같다. 당시의 동료 중에는 독일에서 활약하는 고의민 관장이 있다. 나보다 조금 늦게 해외에 진출한 것으로 안다. 나는 76년 2월에 미국으로 갔다. 당시만 해도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던 시기였다. 동생들을 돌봐야 하는 책임감도 있었다. 돌이켜보면, 태권도라는 운동이 주는 정의로운 인상도 이국땅에서 꿈을 펼치는데 한 몫 했을 것이다. 미국에 처음 갔을 때, 2년 동안은 태권도 시범을 보이면서 여러 지역을 돌아보았다. 그러다가 정착한 곳이 이후 40년간 태권도로 꿈을 펼친 워싱턴D.C이다.


▶ 미국에서의 활약상이 궁금하다.
⇒ 미국 얘기라면, ‘리 브라더스’가 궁금한 것 아닌가(웃음). 우리 형제는 8남매이다. 큰 형님은 한국에 남으셨고, 여섯 형제가 미국으로 건너가 태권도를 기반으로 생활하고 있다. 미국에 있는 형제 중 내가 맏이이고, 먼저 도착한 것도 나다. 미국 문화에 대한 적응을 해 나가면서 동생들을 불러 들였다. 당초 목적은 동생들의 학업을 돕기 위해서였다. 아우들은 태권도로 성공을 이루고자 미국에 온 것이 아니었지만, 내가 동생들에게 한국에서 태권도를 익히고 오라고 주문한 것이 훗날 ‘리 브라더스’로 명성을 날리며 성공한 계기가 된 듯하다. 먼저 도착한 나는 미국 사회와 미국인들이 태권도와 태권도 지도자에 대해 매우 호의적인 감정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미국에서 태권도 사범을 대하고 보는 시선은 대단하다. 정치인이나 유명 인사를 능가한다. 쉽사리 경의를 표하지 않는 미국인들이 열린 마음으로 존경의 태도를 보이는 직업이 태권도 사범이다. 이런 이유로 동생들에게 태권도를 익히고 미국에 들어오게 했다. 미국에 와서도 태권도 수련을 게을리 하지 않던 동생들을 보며, 지인들은 “형제들이 힘을 합쳐 태권도를 보급하고, 체육관을 운영해 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의견을 제시했다. 때마침 동생들도 태권도 전파를 하면서 도장을 경영해 보고자 하는 의사를 보였기에 실행에 옮기게 되었다.

당시에 워싱턴에는 우리 형제 말고도 한국인 사범들이 많았는데, 우리는 한국인 태권도 사범들끼리 경쟁하거나 충돌하고 싶지 않았다. 이 때문에 동생들은 노스캐롤라이나 주(州)에서 개관을 했다. 동생들이 터전인 워싱턴을 벗어나 노스캐롤라이나 주 랄리 시(市)에 첫 둥지를 튼 것이 오늘날 ‘리 브라더스’가 성공하게 된 키 포인트라 할 수 있다. 내가 기반을 잡고, 지인들이 많은 워싱턴에서 태권도 지도자 생활을 했다면, 시작은 편했을지언정 오늘날 같은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을 것이다. 지금 동생들의 활약은 대단하다. 미국을 비롯해서 전 세계에 70여 개에 달하는 지관(支館)을 두고 있다. 미국은 물론 영국, 멕시코, 중국 등 아우들의 태권도장이 진출한 나라도 다양하다. 나는 많은 지관을 운영하진 않는다. 하나의 체육관만을 관리하고 있다. 부인과 처제가 음악과 미술 아카데미를 나의 스포츠센터 공간에서 함께 운영하고 있다. 태권도를 통해 얻은 혜택을 지역 사회와 고국에 환원하는 일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먼저는 나에게서 태권도를 배우는 수련생들에게 하는 인성교육을 꼽을 수 있다. 이는 곧 모범시민이 되는 밑거름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내가 속한 공동체의 일원 중 경제적 약자를 돕고, 지역민들의 건강 증진에 이바지하는 것 역시 내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살고 있다. 병원과 연계한 프로그램이나 학교 스포츠 지원 역시 묵묵히 해오는 일들이다. 내가 나온 한국의 시골 중학교에 장학금을 지원한 것도 태권도로 내가 얻은 경제적 여유에 대한 작은 보답이다.

▶ 태권도계에 대한 제언과 향후 계획은.
⇒ 가장 먼저 당부하고 싶은 것은 해외 진출이다. 태권도 사범이 있는 곳은 대한민국 영토라고 생각한다. 국위선양이 따로 있겠는가. 대한민국 국기원이 좀 더 적극적으로 국제무대 공략에 나설 필요가 있다. 젊고 뛰어난 태권도 지도자들을 자주 만나는데, 그들이 더 큰 무대에서 활약했으면 하는 것이 바람이다. 쓴 소리를 하자면, 소통을 강화하라는 것이다. 특히 해외 사범들은 그 부분에 갈급함이 있다. 정책이 좋다고 해도 공감대 형성 없이 추진된다면 반발을 사게 된다.

아울러 직책에 상관없이 9단 고단자가 국기원에 상주하여, 방문하는 태권도 수련생들에게 귀감이 되었으면 한다. 한 가지 더 보태자면, 교과서 문제다. 해외에서 사용하는 태권도 교과서가 국내에서 쓰는 것 보다 더 정교하다는 평도 있다. 이는 대한민국 태권도계와 국기원이 시스템 면에서 더 완벽해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개인적으로는 미국에서 일군 태권도 기반을 물려주기 위해 후계자를 찾고 있다. 동생들에게 맡겨도 되지만, 아우들이 부담될 것이다. 패기 있는 대한민국의 태권도 후배를 기다리고 있다(웃음).

“해외에서 보는 대한민국 태권도, 지금도 잘 하고 있다. 문제는 안주와 영달(榮達)을 떠올리는 순간 아성이 무너진다는 것이다. 겸허한 자세로 더욱 분발해 주기 바란다. 나부터 최선을 다하겠다.”

Profile
미국 H.K. Lee 태권도장 사범 이현곤. 전북 고창 출신으로 1976년 2월에 도미(渡美)했다. 공인 9단으로, 1급 국제사범이다. 미국 국기원 부원장, 세계 태권도연맹 교육 분과 위원회 부위원장, 버지니아 주 태권도 협회장 등 태권도 관련 직책은 물론 북 버지니아 주 한인회 부회장 등을 맡고 있으며 교민들을 위한 많은 가교 역할도 하고 있다. 태권도를 비롯한 국내ㆍ외에서의 사회 봉사활동으로 대통령상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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