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정원은 정치개입 논란으로 여론이 불리해지자 지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의 대화록 발췌본 8장을 공개했다. 국가안보를 책임진다는 국정원이 자신들의 본분은 망각한 채 여론 물 타기를 위해 발췌본을 공개한 것으로 밖에 풀이되지 않는다. 정상 간 대화록을 공개한다는 것은 건국 이래, 전대미문의 사건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국익을 우선시해야 할 국정원이 오히려 국익을 해치고, 붕당(朋黨) 간 대립의 도화선이 되고 있다는 책임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여기에 장단 맞춰 또 한 번 국익은 망각 한 채 오로지 ‘너 죽고 나 살자’식 공격수위를 퍼붓는 정치인들의 행태도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최근 여야는 물 만난 물고기마냥 ‘사실이다, 아니다’로 연일 맹공을 펼치더니, 급기야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가기록원이 보유한 대화록 원본을 공개하기로 합의했다. 여야 모두 여기서 NLL 논란을 마무리 짓고 가겠다는 포석이 깔려있겠으나, 원본의 유권해석을 넘어 이에 대한 후폭풍을 걱정하는 정치인은 찾아보기 어렵다. 대화록의 주인공인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수십 년째 총칼을 맞대고 있는 북한이다. 더욱이 현재의 남북관계는 그야말로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비록 북한이 판문점 남북 채널을 다시 복구하고 있으나 언제 돌변할지 알 수 없다. 그런데 이번에 대화록이 공개되면 북한도 ‘너희가 공개했으니, 우리도 한다’며 2002년 박근혜-김정일 대화록을 갖고 협박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굳이 명분을 줄 필요가 있을까. 어디 그뿐인가. 대화록이 북한이 원하는 방향으로 어떻게 조작되어 불쏘시개로 사용될지 모르는 일이다. 물론 민주주의에서 정파싸움은 당연한 것이다. 정파싸움은 정당이 서로의 의견을 견제하고 조율하여 올바른 정책을 만들어 나가기 위한 장치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당파싸움이 어떤 문제로 이어지게 될지 생각조차 하지 않은 채 당장의 정파 간 이익만을 위해 마구잡이 싸움으로 물어뜯기에 급급하다. 이번 대화록 공개는 내용이 사실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문제다. 박 대통령은 중립적인 자세로 정파싸움을 중단시켜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여야모두를 끌어안고 새로운 역사를 일구어내는데 혼신을 기울여야한다. 2만 불 시대를 연 대한민국이라는 눈부신 성과 이면에는, 여전히 세계 유일의 분단국이자, 휴전국가라는 치유되지 않은 상처가 남아있다. 지난 외세에 유린당했던 국치의 역사를 벌써 잊었는가? 소모적인 정쟁으로 망국을 맞이했던 지난 역사는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국익에 도움 되지 않는 정파싸움. 박 대통령의 용단이 절실히 요구된다. 무예신문 (http://mooye.net/) <저작권자 ⓒ 무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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