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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위한 고민이 가장 즐겁습니다

서민성 기자 | 기사입력 2006/10/31 [00:00]

아이들을 위한 고민이 가장 즐겁습니다

서민성 기자 | 입력 : 2006/10/31 [00:00]


부현태권도 지수배 관장

한마당한집 건너 도장이 있다는 요즘이다. 저출산(低出産)의 시대적 풍조와 장기경기침체로 인해 도장의 수련인구는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남다른 교육프로그램과 지도이념으로 학부모들로부터 두터운 신뢰를 받으며 활기 넘치는 도장을 운영하고 있는 태권도지도자가 있다.

인천시 계양구에서 부현태권도한마당을 9년째 운영하며 주위로부터 ‘늘 앞서가는 사람’으로 불리는 지수배(37) 관장이 바로 그 사람이다.

지 관장의 도장은 아파트가 밀집된 지역에 위치해 있다. 그러다보니 난립한 도장간의 경쟁이 치열하고 각종 이벤트가 난무하고 있다. 그 속에서 지 관장은 한 차원 높은 교육프로그램과 교육에 대한 뜨거운 열정으로 다른 도장과의 차별화에서 성공한 케이스에 속한다.

지 관장의 도장에서는 인터넷과 공문을 활용하여 내보내는 개인수련계획표를 통해 학부모님으로 하여금 자녀들이 도장에서 무엇을 배우고 있는지 또는 수련의 진척정도는 어느 정도인지 등의 알권리를 구체적으로 충족시켜줄 뿐만 아니라 가정과 도장, 학부모와 관장사이의 교감을 형성하면서 연계교육이 이뤄지도록 함으로써 아이들에 대한 지도가 도장을 벗어나더라도 지속적으로 관리되도록 하고 있다.

또한 상해보험가입을 비롯하여 출결확인을 위한 지문입력시스템 및 문자서비스, 홈페이지를 통한 아이들의 실시간관찰 시스템 등 각종 첨단시스템을 누구보다 빨리 도입해 학부모가 아이들을 안심하게 도장에 믿고 맡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특히 첨단 시스템의 발 빠른 도입은 평소 ‘컴퓨터박사’로 불릴 정도로 컴퓨터 활용을 잘하는 지 관장의 평소지론인 ‘도장서비스’ 정신과 직결돼 있다.

자신을 끊임없이 계발하고 공부하는 자세로 교육에 임하는 지 관장에게 도장운영철학을 묻는 질문에 “항상 고민하는 부분이다”고 운을 띄며 “태권도장을 다닌다고 해서 모든 아이들이 태권도를 잘 하는 것도 아니고 태권도를 꼭 잘해야만 성취감을 얻는 것도 아니다”고 밝히면서 “운동보다는 사람이 우선이다”며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태권도를 통한 바른 인성과 올바른 삶의 가치를 추구하도록 하는 것”이 자신의 도장운영철학이라고 밝히는 지 관장은 “아이들이 태권도장에 나와서 인사를 잘 하고 친구들과 잘 어울리면 칭찬을 하고 그 것을 통해 아이들이 자신감을 갖도록 한다”며 칭찬과 격려의 인성교육을 통해 지 관장은 아이들 스스로 즐거운 마음으로 도장을 찾도록 하고 있다.

지 관장이 태권도를 처음 접한 것은 유난히 소심했던 7살 무렵에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태권도장을 찾게 되면서부터라고 했다. 지 관장은 서울 면목동의 동우체육관(관장 박은수)에서 오랫동안 태권도를 수련했다. 지 관장의 스승이었던 박은수(52) 관장은 그 사실을 확인하면서 “선수시절에는 전국대회의 상을 휩쓸기도 했고 책임감이 유난히 강했을 뿐 아니라 지도력이 뛰어났다”고 기억했다.

“훌륭한 스승님이 있었기에 오늘의 자신이 있을 수 있었다”며 겸손을 잃지 않는 지 관장은 도장운영 초기에 여러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지 관장은 막연히 ‘태권도하는 사람은 태권도만을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에서 운동만 잘 가르치면 된다고 처음엔 생각했다. 태권도교육의 지침서라 할 수 있는 태권도교본을 펼쳐보아도 거기엔 태권도 동작설명밖에 없더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 것보다 중요한 게 태권도에 대한 개념과 철학이라는 사실을 깨우친 지 관장은 스스로 자료를 수집하고 연구하면서 태권도 동작의 명칭과 개념 등을 새롭게 정립해 나갔다. 또한 ‘아이들에게 무엇을 지도할 것인가’를 끊임없이 고민하게 되었고 그 고민이 거듭될수록 새롭고도 다양한 교육을 펼칠 수 있었다.

지 관장은 수련인구의 급격한 감소로 인한 요즘의 도장의 위기적 상황에 대해 “예전처럼 도장에서 운동만 하던 시대는 아닌 것 같다”며 시대에 따른 도장의 역할변화를 거론했다. 지 관장은 “태권도를 수련하는 대부분이 초등학생인 현실에서 지나치게 운동만을 강조하는 교육은 무리이다”면서 “욕심에 따른 앞선 열의보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지도가 중요하다”며 아이들이 소화 가능한 태권도교육이 이뤄져야 함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 관장은 도장이 서비스업으로 분류돼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일선관장들이 서비스에 대한 개념을 확장할 필요성이 있다”며 시대변화에 따른 서비스 의식 전환을 강조했다.

여하튼 그렇다. 고민이 즐거움일 수는 없다. 그렇지만 즐기는 사람이 있다. 아이들을 위한 즐거운 고민을 멈추지 않는 지수배 관장에게서 벼랑 끝 태권도장의 새로운 희망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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