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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세금은 프로구단으로, 생존은 무예도장의 몫인가

강용준 서울동부본부장 | 기사입력 2026/08/11 [16:57]

시민의 세금은 프로구단으로, 생존은 무예도장의 몫인가

강용준 서울동부본부장 | 입력 : 2026/08/11 [16:57]

▲ 강용준 서울동부본부장©무예신문

K리그 프로축구 시·도민구단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다.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고있는 구단에서 호화 출장과 공금 횡령 등 각종 문제가 불거지면서 “과연 이 정도의 공공재원을 계속 투입해야 하느냐”는 질문까지 나온다.

 

올해 K리그 1·2부 29개 구단 가운데 시·도민구단은 17개로 58.6%에 달하고, 이들에게 투입되는 지방자치단체 예산만 1.500억 원을 넘어선다. 지역 홍보와 시민 여가, 스포츠 산업 발전이라는 공공적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매달 임대료를 걱정하다가 결국에는 문을 닫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바로 무예계다.

 

태권도·유도·검도·합기도·택견 등 무예도장은 오랫동안 지역 체육의 가장 가까운 현장이었다. 아이들에게 운동을 가르치고 주민들의 생활체육을 책임지며 한 종목의 전통을 이어왔다. 하지만 저출산과 학령인구 감소로 수련생은 줄고, 임대료·관리비 등 모든 물가가 오르고 있다. 투잡과 부업으로 적자를 메우며 버티다 결국 폐업하는 무예도장도 곳곳에서 생겨나고 있다.

 

상당수 무예도장들은 이제 ‘성장’이 아니라 ‘생존’을 고민한다. 문제는 이런 현장의 위기가 체육정책의 중심 의제로 제대로 다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프로구단은 운영에 어려움이 생기면 지자체에 추가 예산을 요구할 수 있고 선수 영입과 시설 개선에도 공공재원이 투입된다. 반면 무예계에는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는 말이 돌아온다.

 

물론 무예도장을 모두 세금으로 지원하자는 주장은 아니다. 다만 공공성이 있다고 판단해 프로스포츠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다면, 최전선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동네무예도장의 공공적 가치도 함께 평가해야 한다.

 

왜 거대한 조직에는 공공성을 이유로 지원하면서 작은 현장에는 생존의 책임만 요구하는가. 무예도장 하나가 문을 닫는 것은 사업장 하나가 폐업하는 것이 아니다. 지도자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아이들이 운동할 공간이 줄어주는 것이다. 지역에서 한 종목의 기반과 전통이 끊길 수도 있다.

 

체육의 기반은 거대한 경기장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매일 문을 여는 작은 도장과 아이들을 가르치는 지도자가 있어야 생활체육의 저변도 유지된다. 이제는 “어디에 얼마를 지원했는가”보다 “그 지원으로 체육 생태계가 얼마나 살아났는가”를 물어야 한다. 세금은 프로구단에 투입하고 생존의 책임은 무예도장에 떠넘기는 구조라면, 체육계의 부익부 빈익빈은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다.

 

가장 큰 조직을 살리는 것보다 가장 작은 현장까지 살아남게 하는 것. 그것이 지속 가능한 풀뿌리 체육정책의 출발점이다. 수백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경기장의 조명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오늘도 폐업을 고민하며 셔터를 올리는 무예도장의 불빛도 함께 바라봐야 한다.

강용준 서울동부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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