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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기도의 역사, 지한재 선생을 보내며

최종표 발행인 | 기사입력 2026/01/29 [15:45]

합기도의 역사, 지한재 선생을 보내며

최종표 발행인 | 입력 : 2026/01/29 [15:45]

▲  최종표 발행인 ©무예신문

합기도계의 거목 지한재 선생이 향년 89세로 별세했다. 그의 타계는 한 원로 무예인의 소천을 넘어, 한국 합기도사의 한 장이 마감됐음을 의미한다. 합기도가 오늘날 세계적 무예로 자리 잡기까지, 그 중심에는 늘 지한재라는 이름이 있었다.

 

지한재 선생은 최용술 도주로부터 합기도를 전수받은 1세대로, 한국 합기도를 체계화하고 세계화의 기틀을 마련한 개척자였다. 그는 평생을 합기도 수련과 지도, 그리고 후학 양성에 헌신했으며, 합기도를 호신술이나 격투 기술의 범주를 넘어선 하나의 무예로 자리매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심신 수련과 인격 도야를 중시한 그의 철학은 오늘날까지도 합기도 정신의 근간으로 이어지고 있다.

 

젊은 시절부터 무예 수련에 몰두한 그는 기술의 실용성과 정신적 깊이를 함께 추구했다. 그는 합기도가 강함을 과시하는 기술이 아니라, 스스로를 다스리고 타인을 존중하는 무예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철학은 국내 수련 현장은 물론 해외 각국에서 합기도가 받아들여지는 데 중요한 토대가 됐다.

 

지한재 선생은 일찍이 합기도의 국제적 가능성을 내다보고 해외 보급에 힘썼다.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지도 활동을 펼치며 수많은 제자를 길러냈고, 이를 통해 합기도는 국경을 넘어 세계 무예인들과 호흡하는 무예로 성장할 수 있었다. 그의 발걸음 하나하나는 곧 합기도의 외연을 넓히는 과정이었다.

 

또한, 그는 무예의 정통성과 정신을 지키는 데 강한 사명감을 지녀왔다. 합기도 단체의 제도화와 법인화, 국제 교류 및 활성화에 힘쓰며 무예가 개인의 영역에 머무르지 않고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을 지닌 문화 자산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보았다. 이러한 행보는 무예 지도자를 넘어 ‘무예 외교관’으로 평가받게 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의 이름은 곧 합기도의 역사이자 정체성이었다. 무예인들에게 그는 스승이었고, 방향을 잃지 않게 해주는 정신적 지주였다. 엄격함과 침묵 속에서도 그가 지켜온 원칙은 합기도가 흔들리지 않고 이어지는 중심축이 되어왔다.

 

한평생 무예인의 길을 걸으며 한국 합기도의 혼과 맥을 세계에 심은 지한재 선생, 그의 삶과 업적은 한 개인의 업적이 아니라, 한국 무예사가 지나온 궤적 그 자체였다. 비록 그는 우리 곁을 떠났지만, 그가 남긴 정신과 가르침은 합기도의 이름으로 살아 숨 쉬며 다음 세대에게 전해질 것이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최종표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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