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롱나무
푸른 달밤이었습니다 어디선가 까르르 웃음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문 열고 그 웃음소리를 따라가 보니 앞마당에 심어 놓은 배롱나무 앞이었습니다 누군가 몰래 간지럼을 태웠나 봅니다 뽀얀 알몸에 수줍은 듯 발그레 꽃을 피워 올린 목백일홍이 목을 젖히며 웃고 있었습니다 어머니가 시집 와서 심었다는 나무 이순을 넘긴 탓인지 바람결에도 아가처럼 웃어 줍니다. 온 마당을 환히 밝히면서.
강민숙 시인
전북 부안 출생. 동국대 문예창작과 석사. 명지대 문예창작학과 박사학위. 1992년 등단, 아동문학상 허난설헌문학상, 매월당문학상, 서울문학상 수상.
시집 「노을 속에 당신을 묻고」, 「그대 바다에 섬으로 떠서」, 「꽃은 바람을 탓하지 않는다」, 「둥지는 없다」, 「채석강을 읽다」, 「녹두꽃은 지지 않는다」 외 10여 권의 저서.
전 「동강문학」 발행인 겸 주간, 도서출판 「생각이 크는 나무」 대표. 부안군 동학농민혁명 운영위원회 부위원장, 부안군 지역 경제발전 특별위원회 위원, 한국작가회 이사, 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 대변인, 아이클라 문예창작원. <저작권자 ⓒ 무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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