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는 이제 세계인의 스포츠로 자리 잡았다. 전 세계 214개국에서 약 2억 명이 수련하고 있는 무예로서, 그들의 기합 소리는 지금도 지구촌 곳곳에서 힘차게 울려 퍼지고 있다. 또한 태권도는 올림픽 정식종목이자, 약소국들과 난민들에게 큰 희망이 되는 대한민국의 국기이다.
태권도는 스포츠의 영역을 넘어 신체를 단련하고 인성을 함양하며, 나아가 자긍심을 높혀주는 기능을 하고 있다. 이는 태권도가 인류와 함께 나눌 수 있는 문화유산임을 보여주는 증거다. 그런데도우리는 태권도의 이러한 문화적 가치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온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방심을 틈타, 북한은 지난해 3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전통무예 태권도’라는 이름으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단독 신청했다. 매우 안타깝고 씁쓸한 현실이다. 태권도는 엄연히 남과 북이 함께 계승·발전시켜 온 한반도 고유의 전통무예다. 비록 남한은 ‘국기 태권도’, 북한은 ‘조선 태권도’라는 조금 다른 명칭을 사용하고 있지만, 그 안에 담긴 철학과 정신, 뿌리는 하나이다.
남과 북이 각각 독자적으로 등재를 추진하는 방식은 문화유산의 본래 취지에도 어긋날 수 있다. 유네스코 헌장은 인류 공동의 유산을 보호하고 전승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남북이 경쟁하듯 등재를 시도하는 것보다는, 공동으로 등재하여 문화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야말로 유네스코 정신에 부합하는 길이다.
이제는 이재명 정부의 결단이 필요하다. 태권도는 정치적 이해관계나 이념을 뛰어넘어, 남과 북이 함께 화합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매개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남측의 세계태권도연맹과 북측의 국제태권도연맹 등 관련 기관과 협의해 공동 등재를 위한 TF를 구성하고, 실질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남북이 공동으로 유네스코에 태권도를 등재한다면, 그것은 단순한 문화유산 등재를 넘어 남북 간 화해의 상징이자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역사적 전환점이 될 것이다. 과거 남북은 여러 차례 체육 교류를 통해 잠시나마 화해의 물꼬를 튼 바 있다.
태권도는 그보다 더 강력한 상징성을 갖는다. 철학을 공유하고 있으면서도 전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는 문화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태권도를 남북이 하나가 되어 세계에 선보인다면 그것은 문화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높이는 것은 물론, 민족 공동체로서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길이 될 것이다.
정부는 더 늦기 전에 태권도 공동 등재 추진을 국정 과제로 삼고, 이를 통해 문화외교와 남북 화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한다. 그것이 바로 태권도가 민족의 깃발이 아닌, 평화의 깃발로 다시 태어나는 길이다. 나아가 우리 미래 세대를 위해서라도 태권도를 하나의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온전히 남겨야 할 책임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저작권자 ⓒ 무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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