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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스포츠영화이야기 ‘폭스캐처’

김주철 영화칼럼리스트 | 기사입력 2024/04/17 [15:07]

추억의 스포츠영화이야기 ‘폭스캐처’

김주철 영화칼럼리스트 | 입력 : 2024/04/17 [15:07]

▲ 무예신문

 

영화 ‘폭스캐처(Foxcatcher)’는 정통 레슬링을 주제로 한 작품이다. 1984 LA올림픽부터 1988 서울올림픽까지의 이야기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레슬링은 몸과 몸, 땀과 땀이 엉키면서 상대를 때리고 껴안고 뒤집는다. 치는 힘과 뒤집으려는 힘이 격렬하게 부딪친다. 레슬링은 우리나라에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안겨준 종목이기도 하다.

 

LA에서 나란히 금메달을 목에 건 미국인 형제 선수 ‘데이브’와 ‘마크’, 그리고 세계적인 화학 재벌 상속자인 ‘존 듀폰’의 몸과 정신이 엎치락뒤치락하며 이야기를 이끄는 밀도가 매우 단단한 영화이다.

 

‘여우 사냥꾼’이란 뜻의 영화 제목은 듀폰이 심혈을 기울여 자금을 대고 후원하는 레슬링팀의 이름이다. 그러던 존 듀폰은 자신이 후원하던 선수 데이브 슐츠를 왜 권총으로 사살했을까? 1996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일어났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다.

 

마크에게 형 데이브는 멘토와 같지만, 국민적 영웅인 형의 후광에 가려 변변찮은 삶을 살아가고 있다. 듀폰은 마크의 멘토가 되고 싶어 하며 한편으론 데이브의 자존감을 질투한다.

 

햄버거와 라면을 먹는 신세에서 듀폰의 후원을 받게 된 마크는 천국 같은 훈련 환경과 재정 지원을 받는다. 운동선수들이라면 누구나가 꿈꾸는 완전히 다른 인생을 사는 것이다. 그에겐 자신을 인정해 주지 않는 모친에 대한 반감이 작용하기도 했다.

 

이 영화는 시종일관 서늘한 분위기 속에서 세 인물의 성격과 갈등을 꼼꼼하게 살핀다. 꿈과 어두운 터널, 성조기와 넓은 들판, 헬리콥터 소음과 날아오르는 새들이 영화의 결말을 예감케 한다.

 

‘돈으로 움직일 수 없는 게 있을까?’라는 비관과 ‘그럼, 그런 게 아직은 있지’라는 낙관이 교차한다. 예측 불가능한 전개에 충격을 받을 수도 있고, 안도감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2014년도 작품이니 꼭 10년이 됐다. 베넷 밀러는 칸 영화제에선 감독상을 받았고, 아카데미상에선 후보에 올랐다.

 

▲ 김주철 영화칼럼리스트한국방송인회 감사

그간 여러 영화에서 코믹 연기에 능했던 스티브 카렐이 존 듀폰 역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지명됐으나 수상하지 못했다.

 

우리에게도 낯익은 형 데이브 역의 마크 러팔로는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랐고, 각본과 분장 부문에서도 후보였다. 그러나 뭣보다도 동생 역 체닝 테이텀의 레슬링시합 연기가 매우 리얼하고 인상적이다. 큰 몸집에 과묵한 캐릭터를 잘 소화한 묵직한 연기는 영화 성공을 이끄는 데 적잖이 기여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등장인물에 대한 값싼 감상이나 동정을 허락하지 않는 시선이 대단히 매력적으로 작용한 영화가 바로 ‘폭스캐처‘이다.

김주철 영화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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