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웹소설-발끝에 채이는 블랙홀] 12-2 전국체전 라이벌의 테러

신상성 소설가 (용인대 명예교수)

신상성 소설가 | 기사입력 2023/03/08 [17:29]

[웹소설-발끝에 채이는 블랙홀] 12-2 전국체전 라이벌의 테러

신상성 소설가 (용인대 명예교수)

신상성 소설가 | 입력 : 2023/03/08 [17:29]

  © 무예신문


전국고교 유도선수권대회가 끝나자마자 전국체전을 또 준비해야 했다.

딱 1주일 남았다.

작년에도 지순박은 은짱이를 납치하여 야산에 감금해 놓기도 했다.

그는 이번 전국체전에도 의정부 조폭을 매수한 것 같다.

조폭 세계에선 팔다리 등 사지 하나씩 값을 매겨놓았다.

은짱은 두 손이 뒤로 묶인 채, 나무 기둥에 높이 매달렸다.

양말까지 벗긴 발목에는 철사를 감았다.

그리고 은짱이 또래 조폭 양아치가 짜구로 땅을 내리찍었다.

 

“야, 짜샤! 둘 중에 하나 선택하는 거야!”

“니가 이번 체전에 나갈 거냐 아니면, 요 도끼날로 네 아킬레스건을 끊을 거냐?”

“시간은 딱! 10초다앗! 하나앗- 두울- 세엣…… 자아”

순박이도 원래 Y 공고 같은 유도훈련단이었다. 

은짱과 같은 라이트급 –53kg으로 중학 시절부터 천적이었다. 

그는 ‘허리후리기’의 명수였고, 

은짱은 ‘업어치기’가 주특기였다. 

그에게 틈만 주었다 하면 ‘허리후리기’나 ‘빗당겨치기’에 안 나가떨어지는 선수가 별로 없었다. 

 

고교 때는 은짱이보다 키가 두 배나 커진 녀석에게 그런 기술은 더욱 효과가 좋았다.

녀석은 양공주 기지촌 일대 서방 노릇도 했다. 

고교 때부터 누나 방들의 서방이라니?

패싸움과 빌라 방화 등으로 학교에서는 몇 번이나 제적당했다.

그러나 그의 아버지가 의정부 유지인 데다가 양조장 사장이다.

또한, 의정부시 체육진흥회 회장을 맡고 있다.

 


교장도 함부로 퇴학을 결정할 수 없었다.

오히려 의정부에 시장이나 경찰서장이 부임해오면 녀석의 아버지에게 확실하게 인사를 해야 했다.

의정부시의 체육 자금은 물론 Y 공고 훈련단 지원도 그의 아버지 기분 여하에 달려있다.

덕분에 순철은 손쉽게 일진의 왕 중 왕이다.

결국, 지순박은 의정부에서 떠나야 했다.

그가 관할하는 양공주가 4명이나 잔인하게 피살되었기 때문이다. 

수원 근처 유도 명문인 의왕공고로 전학갔다.

 

순박이가 보낸 청부조직의 똘마니는 다시 싸늘하게 다그쳤다.

여덟- 아홉, 아홉에 반!

은짱은 눈을 감았다.

이번 전국체전을 이렇게 포기해야 하나?`

이번 경기실적에 따라 인용대 또는 한국체대에 입학할 수 있는 특기생으로 가산점이 붙는 것이다.

고교 3년간 주요경기 입상실적에 점수가 부여되어 있다.

그걸 총합산하여 상위권이면 스카웃 대상도 되고, 특별전형도 되고, 장학생도 되는 매우 소중한 전국체전이다.

 

은짱은 아홉에 반 다시 반...!

악마의 마지막 셈이 떨어지자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팔이 뒤로 묶여 있어서 기도도 할 수도 없었다.

 

뜬금없이 6·25 때 북한 인민군에게 총살당한 큰형의 초라한 얼굴이 떠올랐다.

늘 웃는 얼굴 위에 별빛 같은 눈 초롱을 달고 다니던 형이다.

산속 콩이나 옥수수를 몰래 잘라다가 아궁이에 구워주곤 하던 큰형이었다.

목말도 자주 태워주었다.

동네 반공청년단들과 함께 포승줄에 묶여 인민위원회에 끌려갔다.

그러나 며칠 후 아버지의 등에 업혀져 돌아왔다.

 

큰형이 연득없이 소리쳤다.

임마야, 은짱아! 유도는 네 생명이야!

네 발목이 도끼에 찍히면 네 생명은 끝장이야,

빨리 도망가! 뭘 해?

아아, 큰형! 도망가고 싶어도 못가,

철삿줄에 두 손, 두 발이 다 묶여 있잖아?

 

이 새끼! 그냥 땅에 묻어버려?

“이 짜샤! 깡다구 좋은데…… 썅!”

질기긴 질기네…….

은짱의 발목에 새하얀 도끼날이 꽂혔다.

아, 이제 내 야망은 이것으로 끝이구나.

파란만장한 유도 인생 이걸로 마감하는가? 

그런데 피가 나지 않았다.

아니, 아프지도 않다.

 


앙? 식은땀을 흘리며 발목을 얼른 내려다보았다.

우하하…. 건달들이 손뼉을 치며 폭소했다.

그 악마는 큰소리로 웃으며 은짱의 발목 옆에 찍힌 도끼를 다시 뽑아 들었다.

흰 이빨로 물어뜯을 듯이 흰자위 눈알을 희번덕거렸다.

“이 난쟁이 시키야, 다시 센다. 이번은 땅바닥이 아니고, 네 아킬레스야, 알간?”

다시 아홉에 반 그리고 다시 반?

 

새벽의 가을 하늘은 너무나 신선했다.

무슨 일이냐는 듯이 새벽은 기지개를 켜면서 나비물로 퍼졌다.

그 안개 속을 헤치며 불발탄을 안고 쓰러진 짱구가 나타났다.

“은짱아, 이 바보 시키야! 그냥 포기한다고 해, 살고 봐야제”

“이번 체전에 못 나가면, 내년에 또 있잖아?”

 

“이 짱구야, 가랑이 찢어지게 가난한 우리 집에서는 이번 특기생이 아니면 끝이야“

죽어도 이번에 나가야 돼….

이번 출전비를 뭇 타면 엄마 병원비도 더 이상 댈 수 없어!

은짱은 한껏 소리쳤지만, 밖으로 소리되어 나오지 못했다.

나도 일본 야마시타 같은 국민적 영웅이 되고 싶단 말야. 

지순박이가 결국 이런 식으로 나를 침몰시키다니,

내가 이번에 출전 못 하면 가장 유력한 그가 우승하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12화. 끝

 

※웹소설-발끝에 채이는 블랙홀은 픽션입니다.

신상성 소설가
  • 도배방지 이미지

웹소설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