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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발끝에 채이는 블랙홀] 12-1. 전국체전 라이벌의 테러

신상성 소설가 (용인대 명예교수)

신상성 소설가 | 기사입력 2023/02/28 [10:41]

[웹소설-발끝에 채이는 블랙홀] 12-1. 전국체전 라이벌의 테러

신상성 소설가 (용인대 명예교수)

신상성 소설가 | 입력 : 2023/02/28 [10:41]

  © 무예신문


배무정 선배는 어떤 애착이 있는지 장은경 얘기를 계속했다.

서해 밤바다 파도 소리가 거칠다.

“은짱이 의정부 공고 시절은 가장 고난의 사춘기였어”

“당시 은짱 선배가 라이벌 지순박이 보낸 조폭들에게 테러당한 

사건 말인가요?”

“흐흐, 벌써 몇 번째야?” 

 

강종한 관장도 멀리 검은 파도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때 집단폭행으로 갈빗대가 세 개가 부러져 병원에 입원했어”

감독인 채 선생이 은짱의 허리를 쓰다듬을 때는 아팠다.

무딘 톱으로 뼈를 긁듯이 고통스러웠다.

그러나 아버지가 만질 때는 부드럽고 둔하게 느껴졌다. 

이상한 일이다.

이만한 것만도 다행이지…

 

아버지는 혼잣말로 중얼거리었다.

그리고 거기를 갑자기 잡아 뽑을 듯이 움켜쥐었다.

은짱아! 너는 이딴 것, 이겨낼 수 있것제? 

여기서 주는 밥이나 잘 묵어라!

하고는 병실을 나가 버렸다. 

은짱은 반쯤 일으켰던 몸을 다시 눕혔다. 

 

그 테러 사건 며칠 전 은짱의 Y공고가 3연패를 했다.

전국고교 유도선수권대회에서의 연승이다.

코치의 특별 외출 허락을 받아 오랜만에 나왔다.

그 훈련단들은 의정부 미군 나이트클럽에 몰래 들어갔다.

 


“늦도록 디스코를 추면서 사춘기의 스트레스를 풀었겠지” 

“당시 1980년대 의정부 일대는 서울 조폭들의 천당이었어”

“Y공고와 B고교는 결승전에서 동률을 이루었어.”

3대3 팽팽한 활시위에서 은짱이가 ‘업어치기’ 한판승으로 털었다.

꿈에 그리던 우승기를 탈환해 교장실로 쳐들어갔다.

 

소금 덩어리 교장도 금일봉을 내주며 격려했다.

의정부공고 유도훈련단이 전국을 평정한 것은 로마 개선장군 기분이다.

군인이 죽음의 격전장에서 훈장을 가슴에 달 때의 기쁨 말이다.

대문짝만한 우승컵을 학교 현관 진열장에 넣었다.

역사적인 일이다.

신입생들이 매년 우승컵을 보고 모교에 대한 긍지도 가질 것이다.

이런 기쁨이 위험한 부상을 무릎 쓰고 운동에 목매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리나, 그날 주장인 은짱은 감독이자 체육 교사인 채 선생이 

점심때부터 안 보이자 불안해졌다.

신경을 곤두세우느라 아무리 마셔도 취하지 않았다.

술이래야. 사이다에 소주를 타서 마시는 정도라 약하기도 했다.

그러나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야 하는 것이 또한 주장 역할이다. 

의정부 텍사스촌, 황무지라 의외의 돌발사고가 자주 터졌다.

주요경기 때마다 합숙에 들어가면 감독인 채 선생은 선수들과 같이 생활해야 한다.

한 달에 한 번 집에 들어간다.

이번 전국 경기 일정이 모두 끝났기 때문에 모든 것을 은짱에게 맡기고 귀가하신 것이다.

 

훈련단들은 새벽 5시쯤 나이트에서 숙소에 돌아왔다.

지쳐 쓰러져 자는 은짱이를 누군가 흔들어 깨웠다.

새벽녘 별빛에 어슴푸레한 그림자가 몇 개 흔들렸다.

훈련단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되는 햇병아리 신입생이었다.

“채 선생님 댁에서 급히 경은짱 선배님을 찾는데요”

입고 있던 츄리닝복 그대로 일어났다.

 

학교 뒷산으로 돌아 내려가 택시를 잡으려고 손을 올렸다.

그 순간 일단의 검은 그림자가 포위했다. 

은짱은 순간적으로 덫에 걸렸다는 느낌이 들었다.

“야! 짜구! 늘 자신만만 하신데!”

“오늘은 저세상으로 싹! 보내드릴까?”

 


자전거 체인이 왼쪽 귀를 스치고 지나갔다.

다시 오른쪽을 내리쳤다.

은짱은 반사적으로 민첩하게 피하면서 둘레를 훑어보았다.

대충 칠팔 명은 되는 것 같았다.

하나같이 머리를 빡빡 깎았다.

텍사스 건달들이라는 것을 눈치챘다.

 

의정부 일대 가장 잔인한 바이킹사단 조폭들이다.

은짱이 하나를 두고 뺑 둘러쌌다.

누군가 태권도 뒷발 돌려차기로 은짱이의 콧장이 날라가는가 싶더니 짜구는 길게 누웠다.

한 녀석이 짜구의 목뼈를 군홧발로 간단히 눌렀다.

숨만 크게 쉬어도 목뼈가 부러질 것 같았다.

 

“야, 난쟁이 땡크 짜구 시키야! 이번 전국체전에 나갈 거야, 안 나갈 거야?”

순식간에 무릎 밑에 깔린 은짱은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체전’이란 낱말이 나오자 집히는 게 있었다.

그렇구나, 라이벌 지순박의 짓이로구나!

녀석은 전에도 이런 덫을 몇 번 놓은 적이 있었다.

 

※웹소설-발끝에 채이는 블랙홀은 픽션입니다.

신상성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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