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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스포츠 영화이야기 ‘19번째 남자’

김주철 영화칼럼리스트 | 기사입력 2022/11/18 [15:36]

추억의 스포츠 영화이야기 ‘19번째 남자’

김주철 영화칼럼리스트 | 입력 : 2022/11/18 [15:36]

▲ 무예신문

 

우리나라에서 붙인 제목을 보면 바람기 많은 여자가 뭇 남성을 유혹하는 뉘앙스를 풍기지만, 이 영화의 원제목은 <Bull Durham>이다.

 

‘더럼 블즈’라는 야구팀의 이야기다. ‘야구는 영혼이다’라는 자막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그런데 야구선수라면 누구나 선망하는 ‘메이저’가 아니요, B급 선수들이 모인 마이너 팀의 이야기다.

 

어느 날 더럼 블즈팀에 두 사나이가 영입된다. 크래쉬 데이비스(케빈 코스트너 扮)와 애비 칼빈 랄루쉬(팀 로빈스 扮)가 그들이다. 크래쉬는 30대 중반으로 한물간 선수인데, 아주 잠깐 메이저 팀에서도 활약한 경력의 소유자로, 꽤 많은 홈런을 날리기도 했다.

 

‘누크’라는 별명으로 더 잘 통하는 20대 중반의 애비는 야구에 미친 괴짜로,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르는 괴팍한 성격의 망나니 투수다.

 

감독은 크래쉬에게 누크를 잘 다스리며 가르치라고 당부한다. 두 사람이 투수와 포수 사이로 만나 그 순간부터 사사건건 부딪치니 물과 기름의 관계가 따로 없다. 그러나 우여곡절을 거치며 둘은 서로 호흡을 맞춰가며 친밀한 사이로 발전하고, 그러니 팀에겐 큰 도움이 된다. 팀은 전국을 돌면서 여러 마이너 팀들과 시합을 이어가면서 이기기도 하고, 지기도 한다. 그들 나름의 B급 야구 인생을 즐기며 산다고나 할까?

 

그런데 이 팀의 열성 팬인 애니 사보이(수잔 서랜든 扮)라는 매력 있는 중년 여성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시합이 있는 날엔 꼭 더럼 블즈 팀의 유니폼 상의를 걸치고 경기장에 나타나 마치 코치이기라도 한 듯 자신의 작전(?)도 떠벌리며 열렬히 응원할 정도의 광팬이다. 그리고 한 시즌에 딱 한 명씩의 선수만을 골라 연애 행각을 벌이는 바람둥이 여인이다. 그녀는 크레쉬에게 마음을 뒀지만, 그가 시큰둥한 태도를 보이자 누크에게 접근해 그를 함락(?)시킨다. 꿩 대신 닭이랄까?

 

그러던 어느 날 누크가 메이저의 부름을 받는 놀라운 일이 생긴다. 모든 동료들의 축하를 받으며 그가 떠나자 여인은 자신이 진정 사랑하는 남자는 바로 크래쉬라는 걸 깨닫는다. 남자 역시 애니에게 처음 봤을 때부터 사랑하고 있었다는 걸 고백한다.

 

▲ 김주철 영화칼럼리스트한국방송인회 감사

영화 속에선 ‘19번째’라는 말은 나오지 않지만, 제목을 ‘19번째 남자’라고 붙인 걸 보면 여자가 시즌마다 한 명씩 바꾼 남자가 19명이 된다는 이야기가 아니겠나?

 

누크 역의 배우 팀 로빈스는 이 영화를 찍으며 만난 12살 연상의 수잔 서랜든과 실제로 연인이 돼 결혼했다. 잉꼬부부로 소문날 정도로 유명했으나 결국 이혼했다. 남편은 ‘데드 맨 워킹’(1995)을 감독하며 아내를 캐스팅했고, 그녀는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는 명연기를 펼치기도 했다.

 

“야구엔 굉장한 것들이 보인다. 그건 우리 미국의 스포츠다. 우리의 속을 채워주며 축복이 돼 줄 것이다”라는 월트 휘트먼의 말로 영화는 끝난다.

김주철 영화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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