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른의 기적(The Miracle of Bern)’은 월드컵을 소재로 2003년에 제작된 독일의 정통 축구영화다. 1954년 스위스 베른에서 개최된 월트컵이 무대다.
12살의 한 소년이 바로 이야기의 중심에 선다. 2차 세계대전 후, 독일의 어느 탄광촌, 전쟁에 나가 행방불명된 아버지를 애타게 그리워하며 살고 있는 13살 소년이 있다. 이름은 ‘마테스’다, 소년에겐 같은 마을 출신의 국가대표 축구선수 ‘란’이라는 젊은이가 영웅이요, 아버지 같은 존재다.
11년간이나 러시아 포로수용소에 갇혔던 아버지가 풀려나 가족의 품으로 돌아온다. 중노동 등 힘겨운 포로 생활로 심신이 온통 피폐해진 아버지는 매사에 의기소침할 뿐 삶에 애착이 없다.
오히려 가족들과 불화만 깊어질 뿐이다. 마테스는 또래들과 골목에서 공차기에 열중하는 등 축구에 대한 열정은 식을 줄 모른다.
헝겊 누더기를 뭉쳐서 만든 공을 차던 시절이다. 그런 와중에 많은 사람들이 그토록 기다리던 월드컵 경기가 다가오고 있었다.
어느 나라 사람들이 자기 나라 팀을 응원하지 않겠나? 이 마을 역시 추호도 다를 리 없다. 예선전에선 패했던 팀에게 다시 이기면서 독일 팀이 대망의 결승전에 진출한다. 냉담하기만 했던 마테스의 아버지는 축구광 아들을 데리고 베른으로 향한다. 아들의 우상이며 대표팀 일원인 ‘란’의 모습을 직접 보여주기 위해서다.
父子는 자동차의 라디오로 결승전 중계방송을 들으며 베른에 도착했을 때는 독일팀은 이미 전반전에 연거푸 골을 잃고 패색이 짙어진 상황이다. 이 때쯤 경기장에 도착한 아버지와 마테스는 ‘란’의 모습을 발견하다. 마테스가 현장에 나타난 걸 목격한 ‘란’은 의기충천한다.
란이 사력을 다해 찬 공이 상대방 골대 안으로 빨려들면서 역전승한 것이다. 독일이 이 해 월드컵에서 대망의 우승을 차지한 순간이었다. 이 어찌 ‘베른의 기적’이 아니겠나? 월드 컵 역사상 최고의 神話(신화)로 남아있는 名승부요, 감동 실화다.
전쟁에 패한 후 실의에 빠져있던 독일국민들에게 이토록 큰 행복을 안긴 극적인 사건이 또 어디 있었겠나?
독일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흥행에 크게 성공한 영화가 바로 ‘베른의 기적’이었다. 로카르노 국제영화제에선 관객상을 받기도 했다. 2003년 손케 보르트만이 각본을 쓰고 감독한 영화다. <저작권자 ⓒ 무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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